영국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를 퇴출하기로 한 데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몇달 전 ‘제한적 사용’을 허가했음에도 다시 영국의 인프라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14일 지난 5월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새로운 제재와 그후의 자체 검토로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앞서 13일 리버 다우든 영국 미디어 장관은 하원에 출석해 “영국 통신사업자들은 올해 12월31일부터 화웨이 5G 부품을 구매하는 것이 금지되고 모든 화웨이 장비를 2027년까지 철거해 다른 장비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의무사항이 법으로 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우든 장관은 그 이유로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의 제조품은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영국 5G 네트워크 내 화웨이 장비 존재에 대한 안보 평가를 크게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 1월 영국은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에도 핵심 부분 접근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화웨이를 5G 통신망 장비의 공급자로 선정했다. 민감한 분야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시장 점유율도 35%를 넘지 못하도록 해 안보와 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후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영국의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화웨이 칩 생산에 미국산 장비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그후 영국 정부는 NCSC에 이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 14일 NCSC의 이언 레비 기술국장은 그 결과를 담아 블로그에 올렸는데 미국 제재에 부응해 만든 새로운 칩을 이용한 화웨이 제품은 더 많은 보안성과 신뢰성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결국 미국의 제재 때문에 화웨이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면 보안 문제로 삐걱거리게 된다는 의미다.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처음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화웨이를 선택했지만 보수당 의원들과 트럼프 행정부의 철회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수차례 ‘화웨이를 믿지 말라’며 유럽 국가들에 경고했다.
특히 영국은 영어권 상호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에 미국과 함께 속해 있다. 영국이 화웨이 5G를 사용할 경우 자국의 정보까지 중국으로 흘러들 수 있다고 본 미국은 영국을 반 화웨이 전선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존재로 보고 압박을 가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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