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 8일 만에 전격 철회했다. 비자 취소를 우려하던 5만 여 명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의 앨리슨 버로스 판사는 이날 미국 정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버로스 판사는 “정부가 이번 조치를 철회하고 이전 규정으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고 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6일 가을학기에 대면 수업을 받지 않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신규 비자도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미국 대학들에게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는 카드로 해석됐지만, 실제 집행될 경우 100만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쫓겨날 수 있고 각 대학의 재정과 지역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하버드대와 MIT 등 미국 대학들과 18개 주정부는 새로운 비자 제한 규정이 실행되지 않도록 가처분소송을 내는 등 법적대응에 나섰다. 페이스북 구글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미국 경제의 미래는 얼마나 재능 있는 인력을 유치하는지에 달려있다”며 대학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비자 제한 방침을 철회함에 따라 현재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가을학기 온라인 수업 수강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새로 입학을 준비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들은 “기존 유학생들은 미국 체류를 허가하되, 새로 등록하는 유학생에게는 비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 ABC뉴스는 “미국이 세계 각국에 있는 대사관과 영사관의 비자 발급 서비스를 곧 재개할 것”이라고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 대사관의 비자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 3월부터 사실상 중단됐다. 국무부 대변인은 “일상적인 비자 서비스 재개는 근무처 단위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서비스를 재개하는 구체적인 해외공관이나 재개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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