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도 도쿄도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보 수준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신규 감염자 수가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4월보다 악화되자 긴급조치에 나선 것이다.
NHK에 따르면 도쿄도는 이날 도내 감염상황을 분석하는 모니터링회의를 열고 경계 수준을 4단계 중 가장 심각한 ‘감염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 됨’으로 끌어올렸다. 13일 기준 최근 1주일 평균 감염자 수가 168.4명으로 전 주보다 1.5배로 늘었기 때문. 이런 1주일 평균 감염자 수는 긴급사태가 발령 중이었던 ‘피크 기간’(4월 8~14일)의 평균 167.0명보다 더 많다. 한 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77.3명으로 전 주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감염 경로는 5월 25일 긴급사태 해제 후 감염 확산 진원지로 지목됐던 호스트 클럽 등 유흥가에서 극장과 보육원, 요양시설 등으로 번지고 있다. 집단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고령자와 기초질환이 있는 사람은 외출할 때 특별히 주의하고, 도민들은 도를 벗어나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 달라”고 했다. 다만 상업시설에 대한 휴업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
도쿄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보니 일본 정부가 관광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고 투(Go To) 트레블’ 사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여행 비용의 약 절반(1인 숙박료 2만 엔, 당일치기 여행 1만 엔 상한)을 정부가 보조하는 사업으로 22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아오모리현 무쓰시의 미야시타 소이치로(宮下宗一郞) 시장은 13일 “지금까지는 (코로나19 상황을) 천재(天災)라고 말하고 있지만, (고 투 트레블로 감염이 확산하면) 이제는 인재가 된다”고 우려했다. 고이케 지사,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 요시무라 미에코(吉村美榮子) 야마가타현 지사 등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밀어붙이다가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비판받은 ‘제2의 아베마스크’ 꼴이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방역 조치 엄수를 전제로 예정대로 고 투 트래블 사업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4일 “감염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해 변경 가능성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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