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코로나19 대응 실패·부패 재판에 퇴진 압박 ↑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5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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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국가 운영을 책임지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도 시위대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예루살렘포스트(JP) 등에 따르면 반(反)네타냐후 시위대 수천명은 전날 오후 예루살렘 총리 관저 밖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는 이스라엘을 병들게 한다’, ‘기소를 당한 정치인은 총리가 될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 시위대는 “재판에 대비하느라 바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의 무능에 자영업자 수십만명이 무너지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가와 시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당장 퇴진하고 국가적 위기에 대응할 시간이 있는 인물에게 정권을 넘겨야 한다”는 성명도 내놨다.

일부 시위대는 관저 진입을 시도하고, 인근 전철역을 점거하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기마경찰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50명이 체포됐다.

이날 시위는 네타냐후 총리를 ‘범죄 장관’이라고 지칭하는 반부패 운동가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5월 베니 간츠 카홀라반 대표와 연립정부를 구성한 이후 줄곧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부터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이로 인해 네타냐후 총리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시위 참가자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15일 오전 자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전날 대비 1549명 증가한 4만2665명이라고 발표했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네타냐후 총리가 너무 성급히 경재를 재개방했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을 지원하는 것 보다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 실업률은 지난 3월 3.4%에서 4월 27%, 5월 23.5%로 급증했다.

14일 예루살렘은 물론 텔아비브에서도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 퇴진 촉구 시위가 진행됐다. 텔아비브에서는 지난 11일에도 네타냐후 내각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에 분노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시위에는 중소기업 운영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대학생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 수천명이 참여해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실패와 관료주의로 인한 지원 지연 등을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11년에도 자신의 친(親)부유층 편향 경제정책과 이스라엘내 만연한 주택난, 취업난,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 이를 달래기 위해 일부 노선을 수정한 바 있다. 당시 청년층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텔아비브 거리에 텐트를 쳐놓고 농성을 벌여 텐트 시위라고도 불린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부유층 지인들에게 호화 선물을 받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보도를 위해 언론계 거물에게 특혜를 준 혐의(뇌물 수수와 사기, 배임)로 지난 1월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5월24일 이스라엘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형사재판에 출석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검찰의 기소는 자신을 공직에게 몰아내기 위한 마녀사냥이자 책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법은 현직 총리의 경우 형사 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만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공판 절차를 고려할 경우 그가 오는 2021년 9월 간츠 대표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때까지 현직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의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열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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