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친중성향 강력 비판
“美 대표기업, 中공산당에 이용당해”
화웨이 스마트폰칩 98% 공급하는 대만 TSMC “거래 중단” 공식화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애플과 디즈니 등 미 대기업의 친중 성향을 강력 비판했다. 미 정부의 압박 속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제럴드 루돌프 포드 대통령박물관에서 “미 대기업이 단기 이익을 좇아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kowtowing). 디즈니와 애플 등이 중국 노리개(pawn)가 됐다”고 비판했다.
바 장관은 미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를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정교한 감시 및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만리방화벽’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 취재에 불만을 표하자 중국 앱스토어에서 뉴스 앱 ‘쿼츠’를 삭제했다. 중국 공산당이 우리의 개방성을 악용해 시민사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즈니도 도마에 올랐다. 중국이 디즈니의 영화 상영을 금지하자 상하이 디즈니랜드 관리권을 중국에 넘겼고, 그 결과 디즈니 캐릭터를 베낀 중국판 테마파크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에 대해선 영화 ‘월드워Z’에서 ‘중국에서 시작한 바이러스…’라는 대사를 삭제한 점을 거론하며 “할리우드는 알아서 중국에 맞춰서 일하기 때문에 중국은 따로 검열할 필요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바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미 기업인을 이용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에 이용당해) 자신도 모르게 외국 대리인 등록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법은 타국 정부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 개인과 단체로 하여금 반드시 법무부에 이를 등록하고 6개월마다 재정 상태 등을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무장관까지 대중 공세에 나선 것은 중국 공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TSMC는 16일 “5월 15일부터 화웨이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과거 주문을 받은 일부 제품의 납부가 끝나면 9월 14일 이후 화웨이와의 거래가 완전히 단절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5월 15일 “미국의 기술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해외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때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으라”며 사실상 화웨이 납품을 금지했다. 이 제재안의 유예 기한이 바로 9월 14일이다.
미 CNBC에 따르면 TSMC는 화웨이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98%를 생산한다. 그간 화웨이는 칩 설계만 맡고 생산은 TSMC에 의존해 왔던 터라 각종 신제품 출시에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차이신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메이트40’ 스마트폰 시리즈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생산 및 출시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이날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미국 내 장비 및 서비스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장비를 쓰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이를 다른 장비로 대체할 수 있도록 의회에 기금 지원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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