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대통령이 직접 밝혀… 정부 공식집계의 93배 달해
“6000만명까지 늘어날수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의 코로나19 감염자가 25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18일 알자지라방송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는 (앞으로) 3000만∼3500만 명이 더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이란 보건당국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이란 전체 인구(약 8400만 명) 중 약 30%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이란 보건부가 집계한 공식 확진자 수(18일 기준 27만1606명)의 약 93배에 달한다. 특히 3000만∼3500만 명이 추가로 감염될 경우 최대 약 6000만 명(전체 인구의 약 72%)이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사망자를 약 1만4000명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공식 통계(18일 기준 1만3979명)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이란은 ‘중동의 코로나19 발원지’란 비난을 듣고 있다. 올해 2월 중동 국가 중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등 많은 주변국들이 이란에서 유입된 확진자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오랜 경제제재로 병원, 의료장비, 약품 등 보건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상태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이란의 코로나19 관련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이란의 반(反)정부단체인 국민저항위원회(NCRI) 등은 “이란 정부가 피해를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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