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턴 연준 이사 후보, 1차 관문 통과…“위험 인물” 우려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2일 10시 57분


상원 은행위 통과…전체 상원 과반 얻어야
비주류 셸턴, 금본위제 지지·독립성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드인사’ 논란을 불렀던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가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 앞으로 전체 상원 인준에서 과반을 얻으면 셸턴은 이사가 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에 따르면 이날 상원 은행위는 13대 12로 셸턴 후보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소속 13명, 민주당 소속 12명이 전부 각각 찬성, 반대표를 던졌다.

이제 셸턴은 공화당이 53석 과반을 차지한 전체 상원 인준 투표를 거쳐야 한다. 상원 민주당은 47명이다. 민주당이 전원 반대하는 전제하에 공화당에서 4명만 이탈해도 가결이 무산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미 셸턴 후보 지명을 두고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연준은 과감한 돈 풀기로 경기 부양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연준 이사는 광범위한 결정권을 행사한다.

기준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이사 7명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및 다른 연은 총재 4명 등 총 12명이 투표권을 가진다. 연준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 관련 결정은 연준이사회(FRB)가 한다.

독특한 경제관을 펼쳐온 셸턴이 이런 자리를 맡는 걸 두고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셸턴은 달러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고정환율제인 금본위제를 지지한다. 주류 경제학과 거리가 먼 금본위제는 1971년 폐기됐다.

2011~2018년 FRB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데이비드 윌콕스는 “FRB는 직업 훈련소가 아니다. 위기가 절정일 때 반세기 전에 버려진 아이디어를 재탕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셸턴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오는 2022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던 셸턴이 차기 의장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월 의장과 전임자 2명도 의장이 되기 전 FRB에 몸 담았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경제 위기 사태에서 충분히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질타해왔다. 셸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금리가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주장에 적극 동의하며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 의원들은 셸턴이 정치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셸턴은 위험한 선택이다. 보수와 진보 경제학자 모두 그의 입장 변화, 정치적 신념, 연준 독립에 대한 반대를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은 부총재 인준안은 18대 7로 가결됐다.

7명의 이사가 있어야 하는 FRB는 2018년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물러난 이후 5명의 이사로만 운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공석을 채우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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