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020.6.23/뉴스1 © News1
한국의 대표적인 바이오생명공학 회사인 셀트리온의 성공과 그 창업자의 삶과 경영 철학 등이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창업자인 서정진(62) 회장은 한때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릴 정도로 자금 압박에 시달렸다. 현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한국 제2위의 부자다.
서 회장의 재산은 올해 100억달러(약 12조원)로 불었다. 이 회사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속에 주가가 2배 가까이 상승한 덕분이다.
그의 성공은 한국 기업 구조의 변화를 상징한다. 가족 중심의 제조업 재벌기업이 재계를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비전통적인 분야에서 더 많은 돈을 버는 기업가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
리서치 기업인 CEO스코어의 박주건 대표는 “업계 간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기업에 안주하는 사람들은 변화에 대처가 느리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변화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연탄가게를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택시 운전을 하며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마쳤다. 대우자동차의 고문 반열에 올랐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 도산으로 직장을 잃었다.
그는 2000년 옛 대우그룹 동료들과 함께 넥솔을 설립,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이는 현재 셀트리온의 글로벌 마케팅 계열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가 됐다.
서 회장은 2000년대 허가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의미하는 ‘바이오시밀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령화 사회에는 이 같이 값싼 약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기사에 따르면 2002년 시작된 셀트리온은 일부 백신의 임상시험 실패 후 2004년 재정난에 부딪혔다. 서 회장이 사채업자들을 찾은 이유다.
현재 셀트리온은 존슨앤드존슨(J&J) 레미케이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거대 기업이 됐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처럼 2020년 한국의 기술주와 제약주가 급등한 가운데 셀트리온은 약 75% 상승했다. 지난 5년간 상승폭은 거의에 5배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년이 되는 2020년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 이상 회장직을 유지하면 회사가 ‘왕국’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서 회장의 경영 철학을 한국에서 새롭게 부상 중인 신흥 기술기업인들의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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