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6% “美는 인종차별사회”…플로이드 사태에 인식 ↑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2일 15시 52분


흑인 78%·히스패닉 60%, "미국은 인종차별 사회" 답변
흑인 59%·히스패닉 52% "인종차별 경험"…12년만에 2배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리한 진압으로 사망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5명이 미국 사회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과거 여론조사 대비 거의 모든 인종과 연령대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는 지난 9∼12일 등록 유권자 900명(흑인 등록 유권자 200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전체 표본오차는 ±3.27%p·흑인 ±6.93%p)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과반수인 56%는 미국 사회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답했다. 지난 1988년 AP통신 여론조사에서도 55%가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적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미국 사회가 인종차별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지적에 동의하는 비율은 인종과 정치색에 따라 상이했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각각 78%와 60%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백인은 과반을 겨우 넘는 51%만 동의했다. 민주당 지지자는 82%가 인종차별적이라도 답변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30%에 그쳤다.

‘유색 인종에 대한 인종 차별이 미국 사회에 고착화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찬반이 엇갈렸다. 전체 응답자 46%는 그렇다고 동의했지만 44%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과반수는 흑인(59%)과 히스패닉(52%)이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여론조사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이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28%와 27%에 그쳤던 것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 여론조사에서 흑인 응답자 86%가 자신이 차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백인과 아시아인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각각 전체 15%와 34%에 그쳤다.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전개된 인종차별 반대시위와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 57%가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흑인 응답자는 78%가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 57%(흑인 74%)는 플로이드 시위를 계기로 미국 사회의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M)’는 구호에 대한 답변 역시 인종별로 상이했다. 흑인은 76%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백인 응답자는 42%(반대 39%)만 찬성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71%는 미국 사회에 인종차별 문제가 상당히 또는 매우 심화됐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55% 대비 16%p 가량 높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 63%로 같은기간 11%p 증가했다.

운동선수 등이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국민 의례때 무릎을 꿇는 것은 찬성한다는 전체 응답자는 52%로 겨우 과반을 넘었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 대비 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흑인 응답자 79%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공공장소에 설치된 남부연합 기념물을 철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찬성이 51%, 반대가 47%로 팽팽하게 엇갈렸다. 다만 흑인 응답자 74%는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남부연합 기념물 철거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35%, 반대한다는 응답이 63%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변화다.

찬성을 택한 전체 응답자 중 ‘철거하고 파괴해야 한다’가 10%, ‘철거하고 박물관 또는 사유지로 옮겨야 한다’가 41%다. 반대를 택한 이들은 현 자리에 그대로 유지하되 인종차별 논란을 설명하는 명판을 추가하면 족하다고 했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서는 ‘경제 재개방에 초점을 둔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25%, ‘확산 방지에 초점을 둔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57%로 집계됐다.

상점 등 집밖에 나갈 때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겠다는 응답은 74%로 지난달 20일 63%보다 11%p 가량 증가했다.

이 여론조사를 담당한 브렌다 리는 “미국인은 불평등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플로이드의 죽음은 이 문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