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토픽(앞쪽의 톱날부분)으로 정강이를 때려 피가 날 정도였다” “실수를 할 때마다 스케이트 날집으로 맞았다” “멍청하다, 뚱뚱하다는 폭언은 일상이었다”
중국계 싱가포르 여성 피겨스케이트 선수 슈란 유(19)가 중국 내 여성 피겨스케이트 선수 학대 관행을 폭로했다. 유는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어린 선수들의 보호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는 21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신체적 학대는 매우 흔한 일이다”며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유는 중국에서 태어나 스케이팅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맞기 시작한 건 11살 때부터였다. 실수할 때마다 플라스틱으로 된 스케이트 날집으로 손바닥을 맞았다”고 했다. “실수가 잦은 날은 한 번에 10대도 맞았다”고 고발했다.
사춘기가 온 14살 무렵, 살이 찌면서 코치들의 학대는 더욱 심해졌다. 유는 “점프 자세가 흐트러지자 그들은 스케이트 토픽으로 정강이 뼈를 찼다. 그리고 다시 점프를 시켰다. 맞은 후 절뚝거리거나 우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는 “이같은 학대는 대부분 링크에 다른 선수들이 연습 중일 때 일어난다. 나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굴욕감을 느꼈다. 학교에 있는 어른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며 “비인간적인 처사였다”고 했다.
중국인 어머니와 싱가포르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싱가포르 국가대표가 된 후에야 이같은 폭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는 “IOC는 미적 스포츠 분야에서 어리고 약한 소녀들이 특히 더 위험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아동 보호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핫라인을 설치하고, 모든 선수들을 비이성적인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체조, 피겨스케이팅과 같은 미적 스포츠 분야에 독이 있다. 어른들이 큰 꿈을 가진 소녀들을 쉽게 착취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의상, 메이크업, 몸매 등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유는 “선수의 표현과 완벽주의를 강조할 때, 코치들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특히 자신의 점수를 주는 심사의원들이 어떻게 볼지를 신경쓰도록 가르친다”며 “선수들은 학대에 큰 소리로 저항한다면 완벽주의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 주 싱가포르 빙상협회 등에 자신의 경험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유는 “나는 연습을 하러 가는 게 무서웠다.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길 바랐다. 훈련 내내 흐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서야 당시 내가 싫어했던 건 스케이트가 아니라 훈련의 잔인함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지 않고 스포츠를 사랑할 수 있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유의 폭로에 IOC는 “모든 학대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올릭픽 정신이 어긋난다”며 어떤 경우에도 선수의 안전과 복지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IOC는 “IOC의 안전팀은 각국 올림픽 위원회를 정기적으로 만나 안전한 운동에 대한 조언을 하고, 어린 선수의 보호를 위한 관련 물품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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