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바뀐 터키의 세계문화유산 성 소피아(아야 소피아)에서 86년 만에 이슬람 예배가 열렸다.
아나돌루통신, AP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성 소피아에서 1934년 이후 처음으로 이슬람 금요 예배가 진행됐다. 건물 안팎에는 터키 전역에서 무슬림 수천 명이 모여 들었다.
예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코란(이슬람 경전) 낭독으로 시작됐다. 알리 에르바스 터키 종교청장은 무슬림들이 이곳에서 기도할 권리가 불허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 동안 성 소피아 내 기독교 성인들을 묘사한 모자이크는 천으로 가려졌다. 성 소피아는 537년 비잔틴(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세가 세운 뒤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쓰였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이 현 이스탄불 지역을 정복하면서 1453년~1934년 사이 모스크로 바뀌었다.
이후 성 소피아는 터키 공화국 건국 지도자인 무스타파 케말 전 대통령의 세속주의(사회정치와 종교의 분리) 기조에 따라 1935년 박물관으로 변경됐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85년 성 소피아가 위치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이달 10일 성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변경시킨 과거의 결정을 무효화했다. 이슬람주의자인 무슬림 에르도안 대통령은 곧바로 행정명령을 내려 성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을 공식화했다.
기독교계와 일부 서방국들은 기독교와 이슬람 화합의 상징으로서 성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터키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터키 정부는 성 소피아의 유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예배 시간 이외에는 이슬람 신자가 아니어도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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