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운동의 대부가 가는 마지막 길 왜 장미 꽃잎이 뿌려졌을까…[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7일 17시 54분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붉은 장미 꽃잎이 뿌려지고 있다. AP 뉴시스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붉은 장미 꽃잎이 뿌려지고 있다. AP 뉴시스

지난 17일 췌장암으로 타계한 존 루이스 하원을 실은 운구 마차가 건너가기 전 26일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워드 페터슨 다리’에는 붉은 장미 꽃잎이 하나씩 뿌려졌습니다.

흑인들이 흘렸던 피를 상징하는 꽃잎. AP 뉴시스
흑인들이 흘렸던 피를 상징하는 꽃잎. AP 뉴시스

그 사진을 보고 저는 궁금했습니다. 저 장미는 무슨 뜻일까?

55년 전인 1954년 3월 7일 이 곳에는 ‘흑인 참정권 확대’를 요구하며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존 루이스 의원을 비롯한 600여 명이 평화 행진을 했습니다.

‘셀마 행진’으로 기억되는 이 날 앨라배마 주 경찰은 평화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집회 참가자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습니다. 당시 20대였던 존 루이스 의원도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모습이 사진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흑인 인권 운동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미는 당시 그를 비롯한 흑인들이 흘렸던 피의 은유였던 것입니다.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시신을 실은 운구 마차가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워드 페터슨 다리’를 이동하고 있다. AP 뉴시스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시신을 실은 운구 마차가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워드 페터슨 다리’를 이동하고 있다. AP 뉴시스


존 루이스 의원은 이후에도 흑인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는 식당이나 대중교통에서 백인과 흑인을 분리시켰던 ‘짐 크로법’ 반대 투쟁에 앞장섰습니다. 지난 2015년 존 루이스 의원은 ‘셀마 행진’ 50주년을 기념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와 함께 다리를 걷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존 루이스 하원 의원을 추모하며 운구 마차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시민들이 존 루이스 하원 의원을 추모하며 운구 마차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시민들이 존 루이스 하원 의원을 추모하며 운구 마차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시민들이 존 루이스 하원 의원을 추모하며 운구 마차를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끈 마지막 생존자였던 그가 가는 마지막 길을 수 많은 미국 시민들이 배웅했습니다.

앨라배마 주 경찰들이 경례를 하며 존 루이스 하원의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AP 뉴시스
앨라배마 주 경찰들이 경례를 하며 존 루이스 하원의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AP 뉴시스


앨라배마 주 경찰들도 경례로 경의를 표했습니다. 55년 전과 비교해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편히 쉬시길. AP 뉴시스
편히 쉬시길. AP 뉴시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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