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 모더나 뿐만 아니라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RNA 백신이 각각 임상3상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두 백신 모두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항체 생성 및 유지 기간에 대한 논란도 있는 만큼 안정적인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필요한 생산물량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더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함께 피험자 3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 ‘mRNA-1273’의 임상3상 시험(COVE)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모더나와 공동으로 mRNA-1273을 개발 중인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도 이날 모더나의 3상 임상시험 시작을 알리며 미국 국민들에게 2020년 말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18세 이상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피험자들을 2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mRNA-1273 100㎍와 0.9% 염화나트륨(식염수)을 투여한 후 29일 뒤 다시 접종해 안전성 및 예방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에 앞서 모더나는 바로 전날인 26일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인 ‘mRNA-1273’의 임상3상을 위한 4억7200만달러(약 5643억원)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올 연말부터 백신 공급을 시작해 2021년부터 연간 5억도스를 공급하고, 최대 10억도스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1도스는 성인 1명의 1회 접종량을 의미한다.
또한 안토니 파우치 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8일 “효능은 이르면 10월 알 수 있고, 11월까진 완전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며 “12월이면 우리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모더나에 이어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 또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BNT162b2’의 후기 임상시험 진입을 알렸다.
두 기업은 미국을 시작으로 18~85세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전 세계 120개 사이트에서 임상2·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BNT162b2의 임상 시험은 모더나의 mRNA-1273과 마찬가지로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됐다. 다만 양사는 임상시험 중 BNT162b2 뿐 아니라 ‘BNT162b1’와 ‘BNT162b3’도 함께 시험할 계획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2020년 10월 초에 승인을 신청해 2020년 말까지 최대 1억도스, 2021년 말까지 약 13억도스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백신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선정돼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빠르게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원활한 항체생성에 단회 투여는 부족…생산량 관건
최근 발표된 주요 코로나19 백신들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2회 접종했을 때 안정적인 항체 생성이 확인됐다. 단회 접종으로는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지 못한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임상에 들어가는 두 백신 모두 2회 투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처음 백신을 접종 했을 때 항체가 성공적으로 생성됐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만큼은 몸에서 생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 환자들의 항체 지속 기간이 3개월 내외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백신의 효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자연 감염과 달리 인위적으로 항원을 주입하는 백신은 접종 횟수를 늘리거나 용량을 조정할 경우 면역 반응을 강하게 만들어 항체가 더 오래 체내에 남아있게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두 백신 모두 임상시험결과 항체 외에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T세포의 반응이 확인되면서 부족한 항체의 역할을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접종 횟수를 늘려야할 경우 처음 목표했던 것보다 생산량을 늘려 잡아야할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두 백신 모두 메신저RNA(mRNA)를 가반으로 한 백신으로 기존 단백질 합성 백신에 비해 생산속도가 빠르고 간편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와 결합을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 또한 mRNA를 기반으로 체내에서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항원(바이러스) 부위의 유전자를 주입해 몸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따로 단백질을 만들어 주입하지 않아도 체내에서 필요한 단백질이 발현하기 때문에 생산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mRNA는 바이러스가 아닌 RNA의 일부(절편)를 사용해 생산이 용이하고 대량생산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방역당국 “내년 하반기에는 국산 백신 접종 가능”
한편 국내에서는 내년 가을쯤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계획대로라면 내년 8월에 (개발이) 완료가 되고 9월에 식약처 승인 신청이 들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말 전에는 접종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장관이 언급한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지난 20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창업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을 때 언급됐던 기업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서한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 시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 도스 분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장관은 치료제 관련해서도 현재 약물재창출을 활용한 좋은 후보가 있어 현재 해외 임상시험을 시도 중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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