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中 견제할 중거리미사일 배치 검토 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9일 15시 41분


미국 국방부가 28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한국의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국방부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미사일 방어는 강대국 파워 경쟁의 일부(part of Great Power Competition)’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국방 지도자들이 강력한 미사일 방어망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 위협을 부각했다. 국방부는 “중국인들은 군사적 야망에서 미사일 방어를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그들의 임무를 영토 방어에서 공격과 방어의 양면 작전으로 옮겨가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S-300과 S-400 미사일 시스템에 투자했고, 미사일 분야의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 중국의 HQ-19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개발 중인 중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수도 모스크바 주변에 설정한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거론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증강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로부터의 우발적인 발사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 및 중국의 미사일 개발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중 양국 갈등 수위가 최고조로 치솟고 있는 시점에 국방부는 중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대 위협이자 대응 상대로 설정하고 이에 맞설 국방력 강화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한 뒤 아시아 지역에 중국을 견제할 중거리미사일 배치도 검토 중이다. 전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합의한 것도 이런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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