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업계를 주도하는 아마존과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최고 경영자(CEO)들이 29일(현지시간) 하원 반(反)독점 청문회에 출석한다. 이들은 시장 지배력을 무기화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안겼다는 하원의 비판에 맞서 자사 서비스가 일자리 창출과 미국인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했다고 항변할 전망이다.
29일 마켓워치와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페이스북(마크 저커버그)과 구글(순다르 피차이), 아마존(제프 베이조스), 애플(팀 쿡) CEO가 의회에서 함께 증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베이조스는 이번이 첫 청문회 출석이다.
이들 기업은 독점 의혹을 받고 있다. 미 연방 통상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을 조사 중이다. 법무부는 구글의 반경쟁 관행에 대한 기소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과 아마존은 미국은 물론 각국 행정부로부터 반독점 조사를 받기도 하다.
하원 법사위 산하 반독점소위도 지난해 6월 이들 4개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 반독점소위는 앞서 디지털 시장에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효과적인 입법으로 경쟁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촉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청문회를 끝으로 관련 법안 제정에 착수할 정망이다.
마켓워치는 청문회 출석 전날인 28일 4개사가 발표한 성명을 토대로 IT 공룡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미국 산업계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인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가격을 낮추고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등 고객 우선주의로 미국인의 삶을 개선했다고 항변할 예정이다. 배송망 구축 등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일자리를 직접 창출했고 자사 온라인비스를 토대로 한 ‘제3자 판매업자(third-party sellers)’도 다수 생겨났다는 낙수효과도 강조할 계획이다.
쿡은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 등 다수 경쟁자가 존재하는 완전 경쟁시장으로 애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내세울 전망이다. 애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높은 만족도, 미국에서 2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율에 대한 해명도 내놓는다. 쿡은 개발자들에게 앱 가격을 스스로 책정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고 있고, 비판을 받은 인 앱 구매와 관련해서는 과거 유사 서비스 대비 수수료율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마저도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밝힐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미국 국내시장이 아닌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반독점 논란을 야기한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이용자와 광고주에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항변할 방침이다.
피차이도 역시 구글이 국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예정이다. 구글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이 광고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온라인 광고 비용이 지난 10년 동안 40% 가량 인하돼 소비자들이 이익을 얻었다고도 주장할 계획이다.
구글이 미국에서 2018년 기준 7만5000명을 고용하고 20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구글이 인공지능, 자율주행자, 양자컴퓨팅 등 신흥 기술 분야에 단행한 막대한 투자가 미국이 해당 분야 선도주자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는 점도 내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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