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연구소가 다음달 첫 2주 이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를 등록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임상 2상까지 거친 이 백신이 다음달 14일까지 보건부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DIF는 러시아 국영 가말레야 역학 및 미생물학 연구소와 대기업 시스테마와 함께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 보건부에 백신을 등록하는 것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 것과 같은 절차다. 보건부는 의약품을 등록하기 전 약물의 안전성과 의학적 활용도를 검증한다.
다만 가말레야 연구소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다음달 초에 대중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예프 대표에 따르면 이 백신 후보는 아직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보건부에 조건부로 등록된다. 향후 진행되는 최종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리콜조치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언론 러시아 가제타에 따르면 알렉산더 긴츠버그 가말레야 연구소 소장은 해당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감기 증상이나 백신 접종 부위에 홍반이 생기는 것 외에는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82만명이 넘으면서 세계 4위다. 가장 감염 피해가 큰 모스크바에서는 의료시스템 과부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전세계적 백신 개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군을 동원하고 임상시험 승인 기간을 단축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백신에 대한 우리의 신뢰는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 푸틴 대통령은 9월까지 백신이 보건부에 등록돼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의 부작용을 폭넓게 연구하지 않을 경우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