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로 인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투표자들을 억압하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대선 연기론을 언급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시민운동의 대부로 평가받는 루이스 의원의 장례식에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우편 투표를 훼손함으로써 국민들이 (대선) 투표를 못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우리가 여기에 앉아 있는 이 순간에도 그들은 투표소를 폐쇄하고, 소수인종과 학생들에게 제한적 신분(확인)법을 적용하며, 우편투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선거를 위한 우편 서비스를 훼손하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겨냥한 것이 분명한 발언이었다. 장례식장에서 이를 듣고 있던 추모객들은 기립박수로 이에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자동으로 선거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 행진해야 한다”며 의회에 투표권법 개정을 촉구했다. 투표권법의 개정에 반대하며 법안 처리를 막고 있는 공화당 주도의 상원을 향해서는 “없어져야 할 짐 크로(Jim Crow)의 유물”이라고 비판했다. 짐 크로법은 공공기관에서 흑인과 백인의 인종을 분리하는 등 인종차별을 정당화한 법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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