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건강 이상설’ 일축…“쓸개 제거 수술 뒤 건강하게 퇴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1일 16시 07분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5)이 쓸개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30일 국영 사우디뉴스통신(SPA)이 보도했다. 국왕이 건재를 과시하면서 사우디 실권자이자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5)의 이른 왕위 계승설도 당분간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SPA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이날 부축을 받지 않고 지팡이만 이용해 병원 현관을 빠져나올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살만 국왕은 앞서 20일 담낭염으로 리야드의 파이살 전문병원에 입원했고,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입원 사실이 알려지자 고령에 따른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으나, 살만 국왕은 입원 중에 화상으로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를 일축했다.

살만 국왕은 2015년 왕위 계승 이래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사우디 왕가가 건강 문제를 잘 밝히지 않아 구체적인 병 이력 등은 확인되지 않으나, 최소 한 차례 뇌졸중을 겪고 외쪽 팔 움직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 이상설 때마다 ‘미스터 에브리씽’ 무함마드 왕세자의 이른 왕위 계승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대두된다.

외신들은 살만 국왕의 퇴원 소식을 전하면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후계 체제를 공고히 다질 시간을 더 벌었다고 해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회 현안에 대한 리더십을 드러내고, 권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7년 공식적으로 후계자에 오른 뒤 실권을 장악했으나, 국왕 유고 등 급변 상황에선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카이로=임현석기자 l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