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야당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임박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8월 첫째 주에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흑인 여성 정치인 세 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78세 고령이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82세가 되는 2024년 대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에 낙점받는 부통령 후보가 4년 후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고령에 백인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바이든을 보완해줄 부통령 후보가 절실하다. 역대 어느 때보다 부통령 후보 발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AP통신은 1일 “바이든 후보가 50여 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며 캐런 배스 하원의원(67·캘리포니아),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캘리포니아),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56) 등을 후보로 꼽았다. AFP통신은 이 3명 외에도 태국계 혼혈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52·일리노이), 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1·매사추세츠)까지 5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간호사 출신의 배스 의원은 의회 내 흑인 의원모임의 의장을 맡고 있으며 동료 의원의 신망이 두텁다. 거센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에 몰린 후 그의 몸값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폴리티코 등은 평했다. 특히 다른 후보에 비해 개인적 야심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아 바이든 캠프에서 그를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6년 딸과 사위를 자동차 사고로 잃었다. 역시 첫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보낸 바이든 후보와 공유하는 점이 많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미주 한인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도 발의했다.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검사 출신의 해리스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지낸 경험을 앞세워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경찰 개혁을 적극 주창하고 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바이든 후보와 같이 일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지럽힌 미국의 대외 관계를 수습할 외교 전문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AP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가 주한미군 주둔을 지지하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가 줄곧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해 왔으며 특히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맺은 개인적 관계를 비판해 왔다고 지적했다.
외교매체 포린폴리시는 새 행정부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안보정책을 관장할 인물로 일라이 래트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한국계 여성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등을 꼽았다. 래트너는 국무부 등에서 중국 업무를 담당한 중국 전문가이며 박 석좌는 국가정보국과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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