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한국 지방정부가 남성들에게 매매혼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국제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학대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CNN은 “한국 당국은 남성들에게 외국 여성과 결혼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종종 학대의 희생자가 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CNN은 결혼 이주 여성 가운데 42%가 가정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수십년 동안 성비 불균형 문제가 있었던 한국 농촌지역에서 수백개 결혼 중개업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면서 50대 한국 남성 신모씨와 결혼했다가 살해당한 29세 베트남 여성 A씨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한국어를 할 줄 몰라 남편과 말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만난 지 하루 만인 2018년 11월4일 결혼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한국으로 왔지만 3개월 만인 11월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4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CNN은 “A씨는 중매를 통해 자신의 살해범을 만났다”며 “중매업체(matchmaker)를 통해 한국 남자와 결혼한 수천명의 베트남 여성 중 한 명이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중매 서비스가 장려될 뿐 아니라, 심지어 지방 정부가 지원까지 해준다”고 전했다.
CNN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이처럼 학대에 노출된 배경에는 의사소통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4년 결혼이민자의 비자발급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결혼이민자는 한국어기초능력을 입증하거나 제3의 언어로 부부가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A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규정에는 구멍이 있다.
언어장벽으로 남편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부부간 나이 차도 큰 상황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7년 국제결혼중개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개업체 이용자 평균 연령은 43.6세, 결혼이민자의 평균 연령은 25.2세였다.
CNN은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방 정부는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들에게 여전히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가부장 문화가 심한 한국 사회 전반에 성차별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측정한 성(性)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데 주목했다. 불평등한 정치 참여 및 고용 기회가 이유였다.
CNN은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 건 쉽지 않다”며 결혼 이주 여성의 경우 상황이 더 어렵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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