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미국 사업부 매각을 압박하면서 다른 중국 기술기업들이 한쪽 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를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틱톡 소유권을 미국 기업으로 넘기는 일은 다른 중국 기술회사들에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의 폴 트리올로는 “우리는 단기간 내에 중국 주요 기술 기업에 대한 더 많은 조치를 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Zoom)은 중국 본토에서 직접 판매를 중단하고 제3자 파트너 협력사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줌이 어떤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줌은 중국 정부와의 정보제공 유착 의혹으로 미 행정부의 포화를 받고 있다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줌은 중국에 서버를 두고 있고 연구 개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직원 약 3분의 1이 중국에서 근무하며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위안도 중국계 미국인이다.
올해 초에는 이용자들의 화상회의 데이터를 중국 서버를 통해 보내고, 6월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톈안먼 시위 기념식을 연 인사들의 계정을 폐쇄한 일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중국 칭화대 중국과학기술정책연구소의 둥졔린은 줌의 이번 조치에 대해 “회사가 미국과 유럽에 집중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라며 “중국과 미국(유럽) 시장 시스템은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양쪽을 다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그들은 한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리올로는 줌의 결정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중국 사업부에서 미국의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조치를 피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 틱톡과 위챗 등 수많은 중국산 스마트폰 앱이 “중국 공산당에 정보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앱과 통신사, 클라우드서비스 등을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중국 거대 기술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등을 지목했다.
중국의 주요 소프트웨어 회사 중 미국까지 서비스를 확장한 곳은 줌과 위챗 등 소수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 행정부의 ‘틱톡 조치’가 단순히 한 기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의 데이터를 중국으로 빼돌릴 우려가 있는 중국과 연관된 모든 기술 회사들을 압박한다는 설명이다.
컨트롤리스크의 파트너 컨설턴트인 벤 우트리프는 “틱톡이나 바이트댄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미국 시장에서 운영하는 모든 중국 기술기업들에 도전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사업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유를 아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그들이 어떻게 미국 또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밝혀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 해도 미국을 설득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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