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린 4년 더 가야 한다”고 3연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위스콘신주 오쉬코쉬 유세 현장에서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내 선거운동에서 스파이 짓을 했기 때문에(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 우리는 그 이후 4년 더 가야 한다. 4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대통령의 3선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 그가 올해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이론적으로 2024년에 출마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미 헌법에는 첫 번째 임기를 둘러싼 외부적 상황 때문에 임기를 ‘다시 한다’(redo)는 조항이 없다고 CNN은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헌법 개정을 통한 임기 연장도 의회의 힘이 강한 미국 정치 특성상 불가능에 가깝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이 ‘트럼프는 음모의 희생자’라는 식의 음모론을 선호하는 것을 알고 있고, 위헌적인 생각으로 언론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얘기라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연임에 성공한 뒤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 ‘농담으로 던져봤다’는 말로 3연임론을 일축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에도 ‘나는 두 번 이상 출마할 수 있다’거나, ‘대선을 연기하자’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말을 바꾼 바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 후보로 자신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지명하는 것이 공화당에 가장 적합한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을 공화당 지지자들에 심어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하려면 일단 연임에 성공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면서 “만약 그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패하고 차기 총선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민주당에 빼앗긴다면 2024년은 커녕 당장 내년부터 ‘트럼프’란 이름이 지워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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