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6)이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한 말이다. 그는 이날 대통령 관저에서 자동소총(submachine gun)과 방탄조끼를 입은 채 시위대를 강력히 진압을 경고하면서 벨라루스 사태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민스크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대규모 시위가 15일째 이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민스크 시내 중심의 독립광장에는 시위를 연 후 인근 오벨리스크 광장으로 이동해 시위를 계속했다. 이어 일부 시위대가 루카셴코 대통령 관저까지 이동해 퇴진을 요구했다. 관저 앞에는 폭동진압을 위해 루카셴코 대통령이 만든 전문부대 ‘오몬’이 총기 등으로 중무장한 채 방어선을 지키고 있었다. 양측이 대치하며 자칫 유혈사태가 일어날 뻔 했지만 시위대가 물러나면서 이날 시위는 일단락됐다.
외부순찰 후 헬기를 이용해 관저에 도착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손에 자동소총과 방탄복을 입은 상태였다. 그는 헬기 이동 중 관저 상황을 보고 받고 “대응이 뜨거울 것 같으니까 근처에 있던 시위대가 쥐새끼들처럼 흩어졌다”고 말했다고 국영 벨타통신은 보도했다. 자국 국민들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쥐새끼에 비유한 것이다. 또한 언제든 시위대에 대한 총격진압이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라고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엥 등은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인 무력진압도 준비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는 이미 19일 경찰에 ‘더 이상 민스크에 어떤 종류의 장애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무력진압강화 준비를 지시했다. 또 주요 각료들은 대거 연임시킨 후 유리 카라예프 내무장관에게 치안유지 강화를 지시했다고 BBC는 전했다.
사태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벨라루스 야권 측은 러시아부터 안심시키고 나섰다. 앞선 15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벨라루스 사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옛 소련권 국가의 안보협력기구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이용해 러시아군 지원을 요구한 것. 이에 푸틴 대통령 역시 “필요하다면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야권 측은 자칫 러시아군이 파견될 수 있는 상황부터 막고 나선 셈이다. 대선 후 신변 안전 문제로 리투아니아로 피신해 있는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러시아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이 권력을 잡더라도 벨라루스는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 “누구도 서방국가로 180도 선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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