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최장수 총리 기록 깬 날 또 병원행…퇴진설도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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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또 병원을 찾았다. 아베 총리가 17일에 이어 1주일 만에 다시 병원에 나타나면서 건강 이상설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그가 연속 집권일수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 날인데도 일부 언론은 ‘총리 대행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며 조기 사퇴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58분경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오후 1시 40분경 병원을 나와 총리 관저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지난주 검사 결과를 상세히 듣고 추가 검사를 받았다.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17일 이 병원에서 7시간 반 동안 머물며 검진을 받았다.

총리 측근들은 “지난주 진료 때 의사가 곧 다시 오라고 했다”며 이날 방문이 정기 검진 성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닛테레방송은 “집권 자민당 및 내각 인사들이 ‘총리가 검진이 아닌 치료를 받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첫 집권 후 1년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최근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연간 두 차례 정기검진을 받아왔지만 일주일 만에 추가 검진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16~18일 여름휴가를 끝내고 19일부터 업무에 복귀했지만 사흘 연속 오후에 관저로 출근했고 오후 6시경 자택으로 귀가했다.

TBS방송은 24일 시사프로그램에서 ‘총리가 사고를 당하면 미리 지정된 국무대신(장관)이 임시로 총리 직무를 대행한다’는 내각법 9조를 언급하며 총리 대행 1순위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2순위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물러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의 22~23일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0%로 또다시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총리를 신뢰한다’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는 응답은 각각 13.6%, 4.3%에 불과했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자민당의 중진 나카타니 겐(中谷元) 중의원은 “국민이 완전히 질렸다. 총리 관저에서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다만 23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각 당 지지율은 자민당 29%, 제1야당 입헌민주당 9%, 제2 야당 국민민주당 2%로 여전히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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