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세 아들 눈 앞서 ‘탕’… 美경찰, 또 흑인 총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03시 00분


등 뒤서 7발 발사… 중태 빠져
영상 퍼지며 경찰규탄 시위 확산
경찰 “주점서 총 겨눈 용의자” 해명

23일 제이컵 블레이크 씨를 연행하기 위해 경찰관 2명이 총을 겨누며 뒤쫓는 동영상 장면. 페이스북 캡처
23일 제이컵 블레이크 씨를 연행하기 위해 경찰관 2명이 총을 겨누며 뒤쫓는 동영상 장면.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등 뒤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사고 상황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빠르게 퍼지면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24일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전날 오후 5시경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29)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길 건너편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주차된 차량 쪽으로 걸어가는 블레이크 씨의 뒤를 경찰관 2명이 총을 겨눈 채 따라가는 모습이 담겼다. 블레이크 씨가 차량 문을 열자 경찰관은 그의 옷을 잡아당기다가 등 뒤에서 총을 발사한다. 총성은 7발이 울렸다.

이 동영상은 6시간 만에 1만9000회 이상 공유됐다. 블레이크 씨의 변호사는 “블레이크 씨가 총을 맞을 당시 차에는 그의 어린 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며 “경찰들이 그들의 의무를 위반하도록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 온라인 매체 글로벌디스커스는 목격자를 인용해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블레이크 씨는 한 주점에서 다른 손님에게 권총을 겨눈 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떠났다고 전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를 뒤쫓았다.

분노한 시민들은 23일 밤부터 사고 장소로 모여 거세게 항의했다. CBS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화염병 등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맞섰다. 지역방송 WDJT-TV의 킴 샤인 기자는 트위터에 “최루탄이 최소 2발 살포됐으며 수많은 차량이 불탔다. 최루탄 살포 이후 시위가 다소 진정됐다”고 전했다. 커노샤 경찰은 24일 오전 7시까지 도시 전체에 통금을 선포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 경찰#흑인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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