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왜 미셸리 영부인이 파브리시우 케이로즈에게 8만9000레할(약 1880만 원)을 받았나요?”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묻는 이 질문이 트위터에 100만 건 이상 올라왔다고 BBC등 외신이 24일 전했다. 당초 이 질문은 23일(현지 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기자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 질문을 한 기자에게 “당신 얼굴에 주먹질을 해주고 싶다”며 협박조로 대응해 논란을 빚었다.
케이로즈는 보우소나로 대통령의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상원의원 재직시절 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지난 6월 공금의 사적 유용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여러 계좌에 총 120만 레할(약 2억5375만원)을 거치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브라질 언론은 케이로즈가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전인 2011년~2016년 사이 8만 9000레알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셸리 여사의 계좌로 입금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케이로즈의 부인도 1만 7000레알을 입금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 같은 가족관련 비리 의혹에 해명이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도 보르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리아 성당을 방문한 현장에서 오 글로보 소속 기자가 이 의혹에 대해 물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어떠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자가 또 다시 질문을 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신 얼굴을 한대 쳐주고 싶다, 알겠느냐”고 윽박질렀다.
대통령이 가족의 부패수사 의혹에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위협을 가하자 브라질 언론들은 소셜미디어상에 기자가 했던 질문을 똑같이 올리는 온라인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자 수십만 네티즌들이 같은 질문을 올리며 대통령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23일까지 이 의혹에 대한 트위터 게시물이 110만 건 올라왔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도 비슷한 게시물이 쇄도했다.
소셜미디어를 연구하는 파비오 말리니 이스피리투산투 대학 교수는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렇게 대규모로 쏟아진 적이 없다”고 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영부인에게 흘러간 불투명한 자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작곡가 카에타누 벨로주, 코미디언 다닐로 젠틸리, 배우 브루나 마르케지니, 가수 아니타 등 유명인들도 이 같은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브라질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에 또 한번 이같이 공격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은 유감이다. 이러한 태도는 헌법에 보장된 민주적인 자유언론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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