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통금에도 시위대 해산 않자 약탈 경계하던 시민, 총격전 벌여
트럼프 “위스콘신주 강력 대응을”
블레이크 가족 “폭력시위 멈춰라”
LA 등 美전역으로 시위 확산
미국에서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29) 사건 관련 항의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시위대와 시민들 사이에 총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지역인 위스콘신주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25일 심야에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일어난 항의 시위에서 3명이 총격을 당했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총격은 시내 주유소 근처에서 일어났다. 통행금지 시간인 오후 8시에 해산하지 않고 남아있던 시위대와 재산을 지키겠다며 총을 들고 있던 시민들 사이에 말다툼이 오간 끝에 총격전이 벌어진 것. 경찰은 사상자가 시위대인지, 시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총기를 들고 있던 남성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블레이크 씨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넘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로 확대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과 화염병을 등을 던지는 등 폭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주지사는 위스콘신주에 주방위군을 불러들여야 한다. 그들은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고 생각보다 많다. 문제를 빨리 끝내라!”고 촉구했다. 이날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도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며 커노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병력을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 배로 늘렸다.
같은 날 블레이크 씨 가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폭력 시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블레이크 씨의 어머니 줄리아 잭슨 씨는 “아들은 사건 후 나에게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파괴의 흔적을 봤다. 아들 제이컵이 이런 폭력과 파괴에 대해 알았다면 매우 슬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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