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찰기 침입에 中, 미사일 발사 ‘맞대응’…남중국해 갈등 격화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7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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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사령부 "국제 규칙에 따라 비행" 주장

중국이 미국 정찰기가 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을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한 것에 경고조로 ‘항공기 킬러’라고 불리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 2발을 남중국해에 발사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양국 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미국 U-2정찰기가 중국 보하이(渤海)만 인민해방군 훈련지역에 진입한지 하루만인 25일 오전 인민해방군이 칭하이(靑海)성에서 DF-26B 1발, 지장성(浙江)성에서 DF-21D 1발을 각각 하이난(海南)성 시사군도(西沙群島) 인근 해역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DF-26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러시아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하는 명분으로 제시했던 무기다. DF-26은 최대 사거리 4000㎞로 지상과 해상의 표적물에 핵 공격을 할 수 있다. DF-21D는 최대 사거리 1800㎞로 세계 최초의 대함 탄도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DF 미사일은 중국 하이난(海南)해사국이 인민해방군의 군사훈련을 이유로 24~29일 비행 및 항행 금지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에 추락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지난 24일부터 보하이만부터 남중국해까지 태평양 일대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다.

DF 미사일 발사는 미국에 보내는 경고장이라고 소식통은 SCMP에 전했다.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다른 국가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SCMP에 “(이번 발사는) 미국 전투기와 군함들이 남중국해에 점점 더 많이 진입하는 행위가 불러올 잠재적 위험에 대한 중국의 답변이 담겨있다”며 “중국은 이웃 국가들이 중국의 목표(남중국해 영유권 확보)를 오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국방부는 앞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어 “인민해방군이 24일 보하이만에서 해상 실사격 훈련을 하는 동안 미국 U-2 정찰기가 허가 없이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힐난한 바 있다.

다만 중국 국방부는 SCMP의 DF 미사일 발사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반면 미 공군 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내어 “U-2 정찰기는 인도태평양내 작전 지역에서 항공기 비행 관련 국제 규칙에 따라 비행했다”며 “미 공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그 어느 곳에서도 자체 결정한 시간과 흐름에 따라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CNN은 전직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인용해 U-2 정찰기는 장거리 정찰장비를 탑재해 인민해방군의 군사훈련을 감시하고자 근접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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