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CDC 압박 코로나 검사 지침 마련…“확진자 줄이려”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7일 14시 23분


코멘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새로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지침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층의 압력에 따라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 코로나19 검사 지침은 이전보다 검사 대상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감염자 수를 줄이기 위해 검사 진행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보건 부문 담당자는 “그것(CDC의 새 검사 지침)은 위로부터 내려왔다”고 밝혔다. 새 코로나19 검사 지침은 무증상자는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했어도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가 대거 확인되고 있어 감염자와 접촉했으면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보건의료계의 권고와 반대되는 조치다. 또 새 검사 지침이 마련될 당시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수장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수술을 받고 있어 관련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인 칼로스 델 리오 미국 에모리대 의대 부학장은 CDC가 지침을 바꾼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내가 알기로 40% 가까운 감염자들이 무증상이고, 이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나온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CDC를 정치적 도구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검사 지침이 나온) 유일하면서도 타당한 이유는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적은 사람을 검사하면 코로나19 양성자 수도 적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