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펜서’에서 가상의 아프리카 제국 와칸다의 왕 트찰라를 연기했던 배우 채드윅 보즈먼이 28일 4년 간 대장암 투병 끝에 43세의 나이에 사망했다는 소식에 그의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 앤더슨에서는 남부연합 동상을 채드윅 추모비로 바꿔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수천 명이 서명하고 나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방송 WLTX은 “보즈먼은 미국의 보배고 그의 업적은 계속 기념돼야 한다. 그의 업적이 그가 태어난 곳에서 기려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앤더슨 법원 앞 남부연합 동상을 보즈먼 동상으로 교체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다고 30일 전했다. 더힐에 따르면 이미 청원에 63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헨리 맥마스터는 주 의회 의사당에 조기를 게양해 보즈먼을 추모하기도 했다.
이 청원과 별개로 해당 동상을 앤더슨 카운티 박물관으로 옮기고 이 자리에 보즈먼의 동상을 놓자는 청원도 등장했다. 이 청원은 “보즈먼은 블랙펜서, 마셜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많은 흑인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었다. 그의 업적을 출신지에서 기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 결정에 정치적 논쟁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도 현재 740명 이상이 서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앤더슨 법원 앞 동상은 1902년 남부연합군 전쟁용사들을 기념해 세워진 것이다. 이 동상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 있는 남부연합군의 상징물들은 6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반인종차별 시위와 함께 철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동상 역시 6월에 이미 시위대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당시 테런스 러버츠 앤더슨 시장은 시위대들의 공격행위에 대해서는 비판했으나 남부연합 동상을 어떻게 처리할 지를 두고서는 지역 관계자들과 의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문화유산법은 주 의회 3분의 2의 동의 없이는 남부연합 기념물을 없앨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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