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임 고문 ‘집단면역’ 추진…의학계 ‘우려’ 표명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1일 12시 51분


WP "집단면역 형성하면 미국서 213만명 사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임 의학 고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집단 면역’ 전략 도입 가능성을 내비쳐 공공 보건의학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인구의 일정 비율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을 분리해 이들을 보호하도록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 면역을 이루려면 전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70~80%는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WP는 이 방식은 지난주 전염병 전문가로 백악관에 합류한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신경방사선 전문가인 스콧 아틀라스 박사가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탈라스 박사는 미국도 스웨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봉쇄령 대신 건강한 사람들 중심의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정책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제에 타격을 준다며 스웨덴의 집단면역 정책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공공 보건의학계 관계자들과 일부 전염병 전문가들은 스웨덴은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이를 배척했다. 스웨덴은 집단면역 도입에도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들은 집단면역 전략으로 수십만명에서 수백만명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폴 로머 교수는 “요양원이 노인들을 보호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며 “일단 고삐가 풀려 공동체 벽이 무너지면 사회 전역으로 확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틀라스는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행정부는 집단면역을 도입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런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WP는 자체 분석결과 코로나19 치명률이 1%라고 가정했을 때 미국 인구 3억2800만명의 65%가 감염되려면 213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코로나19에서 회복하더라도 재감염될 수 있고, 위험군과 비위험군을 분리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