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 시간) 중국이 200기 초반대 규모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가 10년간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중 갈등이 악화하는 시점에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 추산치를 공개하며 군사력 증강 위협을 경고하고 나선 것.
국방부는 이날 공개한 연례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매년 의회에 보고하는 보고서이지만 구체적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방부는 200페이지짜리 장문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전력 증강 및 무기체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육해공군 모두 핵무기를 확보하는 ‘3대 핵전력(nuclear triad)’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본토 바깥의 해군과 공군은 물론 지상군 병참기지를 세우는 계획도 검토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구체적인 장소로는 미얀마,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과 함께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도 거론했다.
채드 스브라지아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은 이날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소개와 함께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탄도유도탄 잠수함 함대를 확장해 장거리 미사일과 해양발사 탄도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핵전력 뿐 아니라 인민해방군(PLA)도 2050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내려는 목표를 추진 중이라고 스브라지아 부차관보는 설명했다. 중국이 보유한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미사일(GLBM) 및 순항 미사일(GLCM)은 1250기에 달한다. 해군은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해군력을 자랑하며, 공군의 경우 러시아산 S-400과 S-300을 포함해 세계 최대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는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1740억 달러. 20년째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현재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연구 개발과 외국무기 조달 등 빠져있는 항목까지 합치면 실제 지출은 2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날 미 국방부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을 공개한 것은 위협적인 중국의 핵전력을 경고하며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방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력 증강을 위해 의회에 관련 예산의 증액을 압박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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