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는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의 몸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k)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2일(이하 현지 시간)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알렸다.
노비촉은 1970년대 소비에트연방(소련)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지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보다 5~8배 강한 독성을 지닌 치명적인 물질로 알려졌다.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사건에 사용되기도 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도 전달했다. 또한, 유럽연합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할 방침이다.
독일의 발표 이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비열하고 비겁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정부 등도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달 22일 독일 샤리테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측근들은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살충제, 화학무기 등에 쓰이는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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