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였던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질식사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수갑을 찬 이 남성의 얼굴을 천으로 덮어 3분 가까이 땅에 짓눌렀다.
2일(현지시간) CBS뉴스에 따르면 대니얼 프루드(41)의 유가족은 이날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경찰 보디 카메라(경찰이 몸에 부착하고 다니는 채증용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프루드는 이 같은 가혹 행위를 당하고 7일 뒤 숨졌으며, 질식이 사망 원인 중 하나라는 검시 결과가 나왔다.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월23일 오전 3시15분께 뉴욕 로체스터의 한 거리에서 발가벗은 채 무릎을 꿇고 있던 프루드에게 접근했다.
프루드는 경찰이 배를 땅에 대고 엎드리라 하자 이에 응했다. 경찰은 땅에 엎드린 프루드에게 수갑을 채웠다.
프루드가 갑자기 경찰들에게 총을 달라고 소리치자 한 경찰은 “너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아니지? 너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보균자야?”하며 조롱했다.
몇 분 뒤 프루드는 일어나 앉았다.
경찰은 체포 시 용의자의 침이나 혈액으로부터 경찰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망사 덮개를 프루드의 얼굴에 씌웠다. 이 덮개는 ‘침 후드(spit hood)’로 불리는데, 질식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경찰은 가혹행위 관련 조사에서 프루드가 경찰에게 침을 뱉는 탓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걱정돼 이처럼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프루드가 계속 소리를 지르자 1분 후 경찰 3명이 프루드를 다시 땅에 엎드리게 한 뒤 머리를 눌렀다.
프루드는 “당신은 지금 나를 죽이고 있다!”고 소리쳤다. 경찰이 머리를 누르는 3분 동안 프루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프루드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무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은 프루드의 머리를 놓았다.
경찰이 프루드의 가슴에 미동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덮개가 제거됐다.
경찰은 프루드의 형제 조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
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루드가 도움을 받기를 바라서 신고한 것이지, 집단 구타를 당하라고 신고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프루드는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전문가의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로체스터 경찰 문서에 따르면 조는 자살 충동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프루드가 집에서 뛰쳐나갔다면서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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