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살률로 유명한 일본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덕에 자살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도쿄 메트로폴리탄 노화연구소 팀은 최근 연구에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본인의 수가 그 기간 평균보다 1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논문 공개 사이트인 ‘medRxiv.org’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진은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수는 1027명인 반면 코로나 19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97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정반대 결과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대한 공포, 소득 감소와 경제 혼란에 대한 불안, 사회적 고립에 따른 고통 속에서 자살의 위험이 증가할 거라며 세계 정신 건강 위기를 우려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도리어 극단적 선택이 줄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의 자살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10.3명에서 10만 명당 6.9명으로 감소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과 정부 경제 지원 등이 심리적 압박을 완화하고 극단적 선택 감소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연구진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의 감소는 노동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세에서 69세 사이의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이 비율은 2월에서 6월까지 평균보다도 12% 더 낮았다.
이 연구는 또한 일본이 비상사태를 겪고 있을 때 그리고 학교가 휴교했을 때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여성 자살률은 다른 해의 평균보다 약 7% 줄어, 감소폭이 작았다. 이는 여성들이 코로나 때문에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더 높고, 더 많은 집안일을 하고, 봉쇄령 동안 집안에서 가정폭력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았다.
일본은 선진국 중 자살률이 5번째로 높고, 기대수명도 84세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전의 연구들에 따르면 일본의 자살 원인은 과로와 고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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