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구조대, 매몰지서 사람 추정 물체 발견…분당 18회 호흡
구조대장 "혼수상태에 빠진채 천천히 호흡하는 것으로 추정"
佛 수색대 이미 수색한 지역…당시는 생존자·시신 발견 안돼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 참사 현장을 수색 중인 칠레 구조대가 3일(현지시간) 맥박으로 추정되는 생존 징후를 찾아냈다고 레바논 LCBI방송과 AP통신, 텔레그레프, BBC 등이 보도했다. 폭발 참사는 지난달 4일 발생했다. 참사 발생 29일만에 추가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셈이다.
칠레 수색구조대 소속 탐지견은 전날 밤 참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베이루트 게마이제 거리 인근에서 건물 잔해를 수색하다가 생존 징후를 발견했다.
1층에 술집이 있었던 이 건물은 폭발 참사 이틀 뒤 프랑스 수색구조대와 현지 민방위 대원들이 이미 수색을 했던 곳이다. 당시에는 시신이나 생존자가 있다고 믿을만한 징후는 없었다고 AP는 전했다.
칠레 수색구조대는 이날 오전 탐지견의 발견 직후 음파 탐지 장비와 열화상 카메라 등 특수 스캐너를 이용해 정밀 수색에 나섰다. 지난 1일 도착한 이들은 깊이 15m 이하 소리를 탐지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에는 몸집이 큰 사람과 웅크린 작은 사람 등 최소 2명의 사람이 탐지됐다. 음파 탐지 장비에서는 작은 사람에게서 분당 18회의 희미한 맥박이 감지됐다.
칠레 수색구조대장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호흡이 감지됐다. 이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 숨소리”라며 “혼수상태에 빠진 채 천천히 호흡을 하고 있는 사람 같다.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칠레 수색구조대는 매몰된 사람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미터(m)의 잔해를 뚫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3개 탐사구를 개척해 시간당 10㎝씩 전진 중이다. 이들은 조명 장치 등을 설치하고 야간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잔해를 들어 올릴 크레인이 부족해 작업이 중단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다만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맨손으로라도 수색을 계속하겠다고 맹세했고 민간이 조달한 크레인도 현장에 도착했다면서 칠레 수색구조대가 수색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부연했다.
BBC는 현장을 지키고 있는 모든 이들이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조 작업에 참여한 한 비정부기구(NGO) 직원은 텔레그래프에 잔해 속에서 장기간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했다. 레바논 베이루트는 참사 이후 몇주간 습기가 높고 매우 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그러나 이 직원은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칠레 수색구조대는 아이티 대지진 당시 27일간 매몰됐던 남성을 구조한 바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해당 남성은 구조 당시 심각한 탈수와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다.
레바논 지역사회단체 소속 자원봉사자인 에드워드 비타르는 텔레그래프에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헛된) 희망을 선사하고 싶지 않다. 집 안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라면서도 “아무리 살아있는 사람이 없을 확률이 99%라고 해도 1% 가능성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레이네 아바스는 텔레그래프에 “2주전 피 냄새를 맡고 당국에 수색을 요청했다”면서 “당시 수색을 했다면 생존자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는 레바논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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