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산케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전날 이뤄진 일본 스포츠지 7개사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UFO를 믿느냐. UFO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오면 자위대를 출동시킬 거냐’는 질문에 “난 믿지 않는다”면서 “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이라면 (자위대를) 출동시킬 것”이라며 “(나도) 어쨌든 경계는 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노 방위상이 지난 5월 미국 국방부의 ‘UFO 동영상’ 공개 당시 일본 자위대의 UFO 대응 매뉴얼(지침서) 작성 필요성을 제기한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는 문자 그대로 전문가들도 ‘정체를 알지 못하는’ 비행물체를 총칭하는 것이지만, ‘비행접시’(flying saucer)처럼 흔히 외계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괴비행체와 동의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는 자민당 출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7년 12월 ‘UFO 급습시 대응방안’에 관한 야당(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UFO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채택한 이래 UFO의 존재를 부정해왔다.
이에 따라 “UFO 관련 정보를 수집·연구하지도, 다른 나라와 공유하지도 않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현재 일본 정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스가 장관의 이번 인터뷰 발언 역시 이 같은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7년 당시 일본 정부가 UFO의 존재를 ‘부정’했을 때 방위상이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는 “UFO와 이를 조종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부인할 근거가 없다. UFO는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었다.
스가 장관과 이시바, 그리고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는 오는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자리를 놓고 경선을 치른다.
일본에선 원내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이번 경선의 승자가 자동적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이어 일본의 새 총리가 된다.
앞서 자위대의 UFO 대응 매뉴얼 작성 필요성을 주장했던 고노 방위상도 이번 경선 출마가 점쳐졌었으나, 소속 파벌인 아소(麻生)파가 ‘스가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출마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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