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18세 디온 케이. © 뉴스1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10대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지난 2일 총기 소지 용의자 디온 케이(18)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당시 경찰은 총기를 가진 남성들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이 접근하자 케이는 총기를 들고 경찰에게 다가갔으며, 경찰관은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하다가 총을 발사했다.
그러나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경찰들이 차에서 내린 지 불과 수 초 만에 케이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겨 파장이 일고 있다. 케이는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에 3일 무리엘 보우서 워싱턴DC 시장과 경찰서 밖에서는 케이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케이의 죽음을 ‘살인’이라고 부르며 경찰서장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NBC는 전했다.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논란은 올해 내내 미국 사회를 달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졌고, 지난달에는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백인 경찰관이 쏜 7발의 총탄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3월 알몸의 흑인이 경찰이 씌운 복면에 질식사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이 유독 운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하버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흑인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질 확률은 백인보다 3.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카고 등 일부 대도시에선 이 수치가 6배까지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인종차별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는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겠다며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했고, 바이든은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는 등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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