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반(反)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군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몇가지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6일 도이체 벨레에 따르면 마스 장관은 이날 독일 일간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나발니가 중독된 물질은 과거 러시아가 발견한 것이다. 노비촉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비촉은 러시아 전신인 소비에트연방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2018년 영국의 솔즈베리에서 벌어진 러시아 ‘이중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에 사용되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는 스크리팔 암살 시도 등을 언급한 뒤 “러시아가 수일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을 경우 우리는 동맹국과 대응책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으로 러시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마스 장관은 “나는 러시아인들이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바뀌도록 강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노르트 스르팀2는 러시아 우스트-루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 그라이프스발트까지 러시아 가스를 직접 공급하는 가스관이다. 100억 유로 규모 프로젝트로 현재 90% 이상 공정이 진행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노르트 스트림2에 참여하는 기업을 제재하도록 한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채택하며 압박에 나섰음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의 핵심 인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20일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독일 정부는 3일 나발니의 몸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태는 명백한 살인 미수라고 규탄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등도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구 국가들이 제기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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