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재개 vs 방역강화’…美 코로나19 핫스팟으로 떠오른 ‘대학도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13시 13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논쟁점으로 ‘대학 도시’가 떠올랐다. 도시 경제를 대학에 의존하는 대학 도시들은 경제 재개와 방역 강화 사이에서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생이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203개 카운티 중 절반은 가을학기가 시작하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NYT는 주민 7만 6000명 중 약 3분의 1에 달하는 2만 6000명이 아이오와대에 근무하는 대학도시 아이오와시티의 사례를 소개했다. 아이오와대는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했을 때 학생들을 귀가조치하고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시 전체가 아이오와대에 의지하고 있는 아이오와시티의 재정손실이 막대해지자 가을학기부터 일부 대면수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아이오와대가 가을학기를 시작한 이후 아이오와시티가 속한 존슨카운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28일 존슨카운티의 일일 신규확진자는 역대 최고치인 2632명을 기록했다. NYT는 “학생들이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학생들은 거리와 술집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이들은 턱에 마스크를 걸치고 다녔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 도시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산 안정세를 보이는 뉴욕주에서는 뉴욕주립대 오네온타 캠퍼스에서 열린 불법 파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 수백 명이 쏟아져 나왔다. 뉴욕주립대는 오네온타 캠퍼스를 가을학기 동안 폐쇄했다. 일리노이주 맥린카운티에서는 일리노이주립대 발 확진자가 1200명에 달했다.

대학 도시들은 코로나19 급증세에도 대학에 대한 높은 경제의존도 때문에 쉽사리 봉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 동북부 5개 대학 도시에서 38%의 일자리가 대학과 연계돼 있다. 메릴랜드주립대가 위치한 메릴랜드주 컬리지파크, 케네소주립대가 위치한 조지아주 케네소, 미시간주립대가 위치한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대학도시들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NYT는 “학생들이 캠퍼스에 있는 한 대학 발 코로나19 확산을 완전히 억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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