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재단 "제멋대로 트럼프, 만델라 생애·업적 언급할 위치 아냐"
남아공 집권당 "트럼프, 美대통령 중 가장 분열적이고 무례"
남아공 주재 美 대사 "트럼프, 남아공에 대해 긍정적인 말만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폭로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코언이 저서 ‘불충 :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의 진실한 얘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첫 흑인 대통령이자 아파르헤이트(인종 차별정책) 반대 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를 모욕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재단은 코언의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정상들, 특히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해 한 언급에 주목한다”며 “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지도자들이 마디바(만델라 존칭)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권위있는 언급을 할 위치에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디바는 ‘좋은 지도자는 솔직하고 철저하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결국 자신과 맞은 편에 앉은 이들과 더 가까워지고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만하고 얄팍하고 무식하다면 그런 생각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말을 추천한다”고 꼬집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지난 1993년 남아공 백인 우월주의 정부가 아파르헤이트를 포기하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남아공 모든 인종집단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일 BBC 등에 따르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끌던 남아공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도 이날 성명을 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ANC는 “유능한 지도력의 표본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온 모욕에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 경악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분열적이고 여성 혐오적이고 무례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와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만델라 전 대통령의 헌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극명히 대조된다”며 “진정한 지도자의 성적은 얼마나 많은 적을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우정을 쌓았는가에서 나온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살아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어 국제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라나 마크스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만델라 전 대통령 모욕 논란에 대해 구두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차례 남아공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는데 그는 남아공에 대해 긍정적인 말만 했다”며 “미국은 남아공과 협력해 더 평화롭고 더 생산적이고 더 번영하는 21세기 아프리카라는 약속을 실현시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코언의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을 ‘무능한 지도자(poor leader)’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만델라가 남아공을 모두 망쳐놨다. 남아공은 이제 엉망이 됐다. 만델라는 지도자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흑인이 운영하는 국가 중 엉망이 아닌 국가를 말해달라. 모두 완전히 엉망인 똥통이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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