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장담했지만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현지시간) “연말 백신이 준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다.
8일 더힐과 CNBC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전미건강연구포럼에 참석해 “우리가 11월3일 대선까지 확정적인 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연말 무렵에는 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모더나와 화이자가 이달말까지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 등록을 마무리하기 위해 경쟁함에 따라 “연말까지 백신이 준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선거일 이전 백신이 공급될 준비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대치되는 것이다. 11월 백신 공급은 트럼프 대통령뿐만 일부 제약 회사도 예고하고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는 다음달 중순이나 11월초 백신 규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해당 시나리오(대선 이전 백신 공급)이 실현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임상시험 현장에서 많은 감염이 발생해 예상보다 빨리 효능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을 때”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자체에는 낙관론을 내놨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많은 후보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진짜 이유다”고 했다.
CNBC는 미국 전염병 전문가와 과학자는 백신 승인 과정이 과학이 아닌 정치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촉에 따라 안전성과 효능이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채 백신이 조기 승인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주(州)정부에 대선 이틀 전인 11월1일 백신을 보급할 수 있도록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안전국(FDA) 국장은 백신 조기 사용을 위해 연방정부 승인 절차를 우회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9개 제약업체는 8일 코로나19 백신 승인 과정에서 과학적 무결성을 유지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버트 부를라는 이날 NBC에 출연해 “우리가 나서서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가장 높은 윤리적 기준을 적용해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부 장관은 CBS에 출연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최대한 빨리 전달해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10월15일이든 11월1이든 11월15일이든 FDA 안전과 효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파우치 소장도 8일 “임상시험 결과는 환자 안전과 치료 정보를 점검하는 독립적인 의료전문가 그룹인 ‘정보·안전 감시 위원회’(DSMB)에서도 검토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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