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게 핵무기는 사랑하는 집과 같다고 비유”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10일 02시 12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자랑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부동산과 같다고 비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WP 부편집인의 신간 ‘분노’를 바탕으로 이처럼 전했다. 분노는 오는 15일 정식 출간된다.

우드워드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교환한 미공개 친서들을 포함해 여러 기밀문서도 입수했다.

우드워드는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효과가 없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고 있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한 3차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비속어를 섞어가며 “내가 만났다. 엄청나게 큰 거래였다(Big fucking deal)”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났고 난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부동산과 같다고 빗댔다. 그러면서 “집과 사랑에 빠진 사람은 집을 팔 수 없는 것과 같다(It‘s really like, you know, somebody that’s in love with a house and they just can‘t sell it)”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는 과장된 미사여구가 넘쳐났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존칭을 썼다. 그는 “판타지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나와 각하의 또 다른 역사적인 만남을 원한다”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소중한 기억”이라면서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은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한다”고 썼다.

다른 편지에서는 “각하처럼 영향력 있고 뛰어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맺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아첨에 넘어갔으며, ’각하‘라는 호칭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세상에(Holy shit )”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는 “똑똑함 그 이상(far beyond smart)”이라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한 걸 포함해 “모든걸 말해준다”고 뽐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너무나 극비”라면서 공유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에게 두 사람이 함께한 사진이 실린 뉴욕타임스 1면을 보낸 사실은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전에는 절대 웃은 적이 없다. 그가 웃은 건 나와 있을 때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WP는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독재자들과 자신의 관계와 관련해 “내가 맺은 관계들은 재미있다. 그들이 더 거칠고 비열할수록 나는 그들과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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