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임종 보는데 ‘격리비용 1400만원’…호주인들 ‘분노의 모금’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1일 10시 20분


온라인 모금페이지 ‘고펀드미’ 갈무리
온라인 모금페이지 ‘고펀드미’ 갈무리
호주에서 말기암으로 임종을 목전에 둔 아버지를 보러가려는 어린 네 자녀가 천문학적인 격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국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말기암인 마크 킨스(39)는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자택에 있고 4명의 자녀는 시드니에 있어 이들이 아버지를 보러가려면 주 경계를 넘어야 한다.

호주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여행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당초 주정부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아이는 1명만 가능하다고 했다가 결국 뒤로 물러나 4명 모두 허가를 해주면서 이들이 사비로 호텔에서 2주 동안 격리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들의 격리 비용만 1만6000호주달러(약 1380만원)에 달한다.

킨스의 아버지 브루스 랭본은 호주 매체 7뉴스에 “아들을 매장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손주들이 아들을 보러오는 데 지불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모금페이지 ‘고펀드미’에는 아이들이 아버지를 보러갈 수 있도록 하자는 청원이 올라왔다. 목표금액은 3만호주달러였지만, 현재 20만호주달러(약 1억7200만원)이 넘게 모인 상황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1000호주달러(약 86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퀸즐랜드 주지사와 달리, 우리는 마크의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남은 일생을 고통받지 않길 바라기 때문에 기부에 동참했다”며 “주정부의 조치는 수치스럽다”고 밝혔다.

퀸즐랜드주 보건당국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 중심에 있으며 가장 취약한 주민들을 위해 우리의 지역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며 “현재의 보건 지침이 엄격하긴 하지만 퀸즐랜드주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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