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주변을 흐르는 지하수가 벌써 수년째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11일 현지 어민들을 인용,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 도쿄전력이 지하수가 원전 건물 안으로 흘러들기 전에 끌어올려 바다로 내보내고 있다”면서 “원전 내 방사성 오염수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서 2014~15년 시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당초 현지 어민들은 “원전 건물 내로 흘러들어가기 전의 지하수라 해도 토양 오염 등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같은 방식의 지하수 방류에 반대했다.
그러나 도쿄전력 측은 “(지하수를 퍼 올려) 방출하지 않으면 오염수가 바다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오염수가 새어 나와도 좋다는 거냐”며 주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였고, 이에 어민들도 “(오염수가) 넘칠 정도라면 관리해서 방출하는 게 낫다”며 속속 입장을 바꿨다.
후쿠시마 원전 북쪽 약 7㎞ 거리에 위치한 후쿠시마현 나미에(浪江)정의 어부 다카노 다케시(高野武)씨(70)는 “반대를 계속해도 어쩔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현재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까지도 바다에 버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황.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켜 가동이 중단됐으나 현재도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 주입과 외부 지하수 유입 때문에 원전 건물 내에선 하루 평균 170톤 이상의 방사성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앞으로 오염수 탱크를 추가로 설치하더라도 부지 공간의 한계 때문에 오는 2022년이면 포화상태(약 137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이달 중순부터 보관 중인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정부의 해양 방류 기준에 맞게 줄일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기기 위한 ‘재정화’ 작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지 어민들은 “오염수 방출과 지하수 방출은 그 무게가 다르다”며 도쿄전력을 상대로 “‘관계자의 이해 없인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고 계속 육상에 보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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