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중국에 대해 내린 여행제한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생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18차례 인터뷰한 내용 등을 토대로 오는 15일 출간하는 신간 ‘격노’를 통해 이 같이 폭로했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앨릭스 에이자 보건장관,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등 최소 5명의 보건 전문가들이 지난 1월 말 중국 여행을 제한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중국에 대해 여행조치를 강행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미 행정부는 1월31일 중국에 대한 자국민의 여행을 제한하고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을 받을 때마다 미 행정부가 취한 조치 중 가장 과감하고 효과적인 조치로 이를 반복적으로 선전하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지지한 유일한 사람이고 측근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사무실과 집무실에 21명이 있었는데 문(국경)을 닫아야 한다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것이 바로 나였다”면서 “너무 이르다는 이유로 아무도 이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적으로 반대했다”면서 “당시에는 아무도 그런 결정을 내리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했고, 5월엔 “파우치 소장을 포함해 모두가 나를 비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참모들이 백악관에 모여 한 목소리로 이를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금 당장 가야할 길은 이것 뿐”이라고 했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보건 전문가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인에 대한 미국 여행을 부분적으로 제한했을 때에도 이를 ‘전면 금지’라고 표현하고 여행제한 범위를 과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월2일부터 시행된 여행제한 조치는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 직계 가족에 대해 예외조항을 뒀고 홍콩 및 마카오 중국 본투 거주자들의 미국 여행도 허용했다. AP통신은 조치 후 3개월 동안 중국 본토에서 8000여 명이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4월 초까지 중국에서 직항편으로 43만명이 미국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우드워드는 14일 NBC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선 “역사학자들은 수십년 동안 잃어버린 2월에 대해 글을 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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