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UAE, 평화조약 체결…전쟁상태는 해소 안할 듯
이스라엘·바레인, 평화선언 채택…조약 아닌 공동선언 수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약속 담겼는지는 '함구'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오는 15일 낮 12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관계 정상화 서명식을 연다. 이들의 관계 정상화는 ‘반(反)이란 전선’을 구축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했다.
14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UAE WAM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오슬로협정을 맺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거행될 서명식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알 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바레인 BNA통신은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외빈 700명이 참석한다.
TOI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아랍국가 대표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관계 정상화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 화상 성명에서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다. 그 순간이 내일 온다”며 “이는 중동 역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모든 이스라엘 국민에게 거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참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스라엘과 UAE, 이스라엘과 바레인간 합의문 전문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14일 공식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UAE와는 평화조약(peace treaty)‘을, 바레인과는 별도 ’평화선언(declaration of peace)‘에 서명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스라엘의 설명에 따르면 전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국제법상 조약인 반면 후자는 평화에 대한 약속을 담은 공동성명에 불과하다. 아울러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집트, 요르단과 맺은 조약과 달리 UAE와 조약은 전쟁 상태(state of war)를 종식시키는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
TOI는 이스라엘 당국자가 UAE, 바레인간 합의문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이스라엘의 약속이 담겨있는지는 함구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 언론에 “이는 민감한 문제”라면서 “세부적인 내용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분야 협력이 언급돼 있다고도 했다.
이밖에 네타냐후 총리는 관계 정상화 협약 한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前) 부통령과 회동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는 전했다. 바이든 캠프도 TOI의 관련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UAE와 바레인 모두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척을 지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국가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들 국가의 움직임에 암묵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바레인 내무부 장관은 14일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 정상화가 바레인을 5함대 사령부로 삼고 있는 미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란은 여러 형태로 패권주의적 행동을 해왔다. 이는 안보에 지속적인 위협”이라며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는 팔레스타인의 명분과 권리를 무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레인의 안보와 경제를 위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아랍평화구상에 대한 바레인의 지지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차기 총리 내정자이자 국방장관인 베니 간츠는 같은날 바레인 국방장관과 전화통화에 나서 양국간 관계 정상화가 지역 안보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레인 국방장관을 공식 초청하기도 했다.
한편, 팔레스타인과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은 UAE와 바레인을 향해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과 손잡고 팔레스타인과 이슬람 세계를 배신했다고 힐난했다. 팔레스타인 측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무너뜨리는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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