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금성에서 ‘인화수소(phosphine)’가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가스는 늪지대나 동물 배설물 등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사는 미생물이 배출해 보통 생명체의 존재를 간접 증명하는데 쓰인다.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 연구진의 이 연구결과는 14일 과학저널 ‘네이쳐 아스트로노미’에 발표됐다. 이들은 이날 열린 영국 왕립천문학회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천체 망원경으로 금성 대기에서 뿜어져나오는 전파 스펙트럼 흡수파를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인화수소는 금성 표면 53km 상공의 구름에서 포착됐다. 공기 분자 10억 개 중에서 20개 정도의 분량으로, 이는 매우 적어 보이지만 금성의 대기에서 이 정도량이 포착된 것은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를 근거로 금성에 실제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금성 대기의 이산화탄소 밀도가 높아 행성의 기온은 450도 이상이다. 지표면의 물도 모두 증발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런 까닭에 연구진은 인화수소가 미생물 등 생명체의 활동이 아닌 화산이나 번개, 구름에서 발생하는 화학 과정 등에서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클라라 소사실바 연구원은 “지각을 지닌 행성 중 인화수소를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은 지구였고, 바로 생명체가 있기 때문”라며 “우리는 생명체 없이 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탐색했다. 천문학자들이 추가 연구를 통해 다른 가능성을 찾아 연구를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브스 교수는 “혹시 이 인화수소 관찰이 분광학적 오류가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금성 연구에서 많은 흥미로운 것들을 우리는 앞으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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