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판사 “표현의 자유 침해… 중국계 미국인이 쓸 대안 앱 없어”
난감한 美정부 “긴 법정싸움 준비”
中언론 “의심할 여지없는 中승리”
미국 법원이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에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급제동을 걸었다. 위챗 사용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 퇴출 압력을 가해 온 트럼프 행정부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20일(현지 시간) 위챗 사용 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중단시켜 달라는 위챗 사용자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로럴 빌러 연방판사는 “많은 중국계 미국인에게 위챗은 의사소통의 유일한 수단이고 대안으로 쓸 수 있는 다른 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위챗 사용 금지가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은 미국 전국에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 위챗이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날부터 위챗의 신규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주요 핵심 기능을 중단시킬 계획이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 내 중국계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위챗 사용자 연합’은 “위챗 금지 조치가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며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판결 이후 미 상무부 관계자는 언론에 “긴 법정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 언론들은 “의심의 여지 없는 중국의 승리”라며 반겼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 인수와 관련해서도 양국 간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19일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 지분 상당 부분을 공동 인수하고, 이후 설립되는 ‘틱톡 글로벌’은 미국인들이 경영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0일 “틱톡의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회사의 의사결정에 접근 권한이 없는 ‘수동적 주주’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틱톡 글로벌’ 설립 후 지분 80%를 보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측 지분이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미국 언론들의 추산과는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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