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높게 자평하며 “일본을 깎아내릴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23일자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발표했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같은 해 성사된 위안부 합의에 대해 “2015년 (위안부 문제라는) 한국과의 큰 현안에 대해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인 해결을 하는 합의를 만들었다. 국제 사회로부터 큰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도 역사적 문제에서는 다양한 언론전(言論戰)이 전개되고 있으나 일본을 깍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해당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를 했으니, 더 이상 위안부 관련 문제로 비판 받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베 전 총리는 ‘아베 정권 계승’을 내세운 스가 내각을 돕겠다고 표명한 가운데, 총리 사임 후 우익 성향을 전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총리 사임 사흘 만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18일자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라며 “요청이 온다면 여러 도움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향후 정치 활동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보조 역할을 하겠다면서 “(스가) 총리로부터 요청을 받으면 (외교 특사 등) 여러 도움도 주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교 부분에서 스가 내각에 관여할 경우 결국 한국에 대한 강경 노선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아베 2차 내각 시절인 2015년 12월 한국과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양국 외교부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타결됐다며 합의 소식을 알렸다. 합의문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위한 재단 설립 기금 약 10억엔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졸속 합의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합의에 ‘발표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는 문구 등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생존 피해자와 사망 피해자 등을 대리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내가 외교·안전보장,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열심히 들어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한 편이어서 여러 가지 상당한 논의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 관계는 회담만으로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집단적 자위권 한정대사 등 평화안전법제를 실행해 미일 동맹을 강화, ‘서로 돕는 동맹’으로 만들 수 있었던 점이 크다”고 자평했다.
그는 외교적 성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들었다.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2013년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악화됐었다면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거듭해 정상 간 상호 왕래가 실현되는 등 정상 궤도로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6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사임했다. 요미우리는 그가 난치병을 앓고 있으나 신약 효과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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